2019.01.28 10:12

내 알몸 훔쳐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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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가에서

나는 어느새 가을의 문턱에

서 있는데 제비 한 마리

엽서도 없이 찾아 와 솜털

구름 한점 물어다 주고 떠난다

 

알토란 같은 내 알몸 훔쳐물고

오르던 강가의 제비가

이곳까지 찾아 왔을까

 

나꿔채면 여름은 어느새

푸르른 속살 보이며 훌렁훌렁

사내들 알몸으로 유혹했다

 

이름없는 강에도 물결은

흔들리고 가끔씩 잉어

메기떼들 솟구쳐 올라

비탈길 서서 춤추는 물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