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01 13:58

겨울 메뚜기

조회 수 8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12GfkGB.jpg

 

겨울 메뚜기

 

내 받은 것 중의 얼마 떼어서

세상의 가난에게 헌금하겠다고

감사하며 살겠다고 손 내밀었다

 

그래 머리 굴리는 너희들처럼

억 소리 안나더라도 좋으니

몇 푼어치 일이라도 시켜다오

 

오늘 내 몸을 움직여 몇 목숨

벌 수 있을 거라며 길 떠나는

이씨의 발걸음이 가볍다

 

하루 일당 같은 해가 떠오르고

막노동이라도 하라는 소리에

간택 받은 사람처럼

땅에서 펄쩍 뛰어오르는

겨울 저 메뚜기가 날쌔다

 

저 검으퉤퉤한 지천명의 사내가

몸 팔려나가기를 기다리고 있다

 

일거리를 찾아 어디로 튈지

모르는 내가 들판의 메뚜기

같다고 평생 노동에 붙잡혀

뜨거운 한낮의 불길에 오래 튀긴 듯

 

새벽 바람을 하도 맞다보니

철근 같았던 팔뚝이

이젠 녹이 슬었다며

담배 쥔 손가락이 떨렸다

 

삼십 년 잔뼈를 자랑하는

이씨는 일감이 없다고

사흘을 놀다가 나왔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5 내 마음에 머무는 님 휴미니 2019.02.21 62
64 마음으로 가까이하고 휴미니 2019.02.21 35
63 아침을 만난 영혼 휴미니 2019.02.22 43
62 별이 되듯이 휴미니 2019.02.22 62
61 추억처럼 휴미니 2019.02.25 35
60 가슴이 터지다 휴미니 2019.02.25 56
59 제대로 된 화두 휴미니 2019.02.26 49
58 등을 토닥이고 휴미니 2019.02.26 33
57 없음이 더 소중한 휴미니 2019.02.27 40
56 알맞게 익혀줄 효소 휴미니 2019.02.27 247
55 교만과 자기과시도 휴미니 2019.02.28 58
54 나의 기도 휴미니 2019.02.28 51
» 겨울 메뚜기 휴미니 2019.03.01 82
52 너의 마음과 지식 휴미니 2019.03.04 41
51 잔인한 동물은 휴미니 2019.03.04 50
50 순백이 되는 휴미니 2019.03.05 52
49 괴로움이 가득 하네 휴미니 2019.03.05 43
48 강을 바라보는 것 휴미니 2019.03.06 40
47 거슬러 오르고 휴미니 2019.03.06 58
46 번민과 고뇌 휴미니 2019.03.07 39
Board Pagination Prev 1 ... 49 50 51 52 53 54 55 56 57 ... 58 Next
/ 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