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우
열매처럼 빗물처럼
목숨 다 주고 가는 별이
제 몸을 뜨겁게 허락하고 있다
저 열매 떨어진 곳에
물 한 그릇 떠 놓고 빌면
소원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 같아
새벽같이 찾아나서니
먼 들판에 불빛이 일렁인다
사다리 놓고 별 하나씩 따 먹으러
하늘 과수원으로 올라가리라
더 이상 참고 견딜 힘이 없는지
광속으로 별이 떨어진다
내가 그토록 품길 원했던
당신의 몸도 우주 아닐까
농익은 열매 가득 달려 있으니
배 고픈 날마다
어느새 저 별도 붉게 익어서
곶감을 만들겠다고
대나무로 허공을 흔들어대니
후두둑 떨어지는 유성의 비
그믐밤 천장을 향해 올라오는
별을 무진장 볼 수 있겠다
가을밤, 달이 밝아
나무에 여태 매달린 열매가
혹시 별이 아닐까 해서
내가 은하수 건너왔던
우주를 보았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