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목 : 시조 <수강사>(제 25경)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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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수강사>(제25경)를 읽고
(경성대학교 국문학과 2학년 김예은)
해마다 노벨상 수상자의 이름이 각종 매스컴을 장식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이름은 거의 그 자리에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김대중 전대통령의 노벨평화상이 유일무이한 우리나라 노벨상인데 비하면 일본은 29명이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바 있고 특히 유대인은 일본의 10배나 많은 수상자가 있다. 이렇다 보니 우리나라에서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가 아닌가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특히 부산은 예술의 불모지라는 분들도 간혹 있는데, 이러한 부산의 순수 문예지인 <釜山文學>이 발간 이래로 벌써 제44호라니 나와 같은 병아리 국문학도에게는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가 아닐 수 없었다.
이번 <부산문학> 10월호에는 ‘부산 100경’에 관한 김영찬 시인의 시조 작품과 함께 펜화 작가 백승영 화백의 <금정산성 동문>이 표지를 장식하고 있었다. 이 ‘부산 100경’을 그린 펜화와 그것들을 읊은 시조 작품들이 벌써 43경까지 소개되고 있으니 조만간 100경을 다 채울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크다. 이 ‘부산 100경’은 2030년 부산엑스포의 성공개최를 기원하고 부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세계에 알리고자하는 프로젝트라고 하니 뜻깊은 작업이 아닐 수 없다. 부산에서 태어나고 자란 나로서는 부산을 대표하는 ‘부산 100경’이 과연 어디어디일지 더욱 궁금하기만 하다. 특히 이번 10월호의 제25경 <수강사>를 읽고서는 예전 수강사(守彊祠)를 처음 방문했을 때의 추억이 새삼 떠올라 더 많은 감동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고등학교 때 외할아버지께서 수영 팔도시장 위에 있는 사적공원에 놀러가자고 하셨다. 그때 기대반 설렘반 갔던 곳은 다름 아닌 안용복 장군의 사당격인 수강사였다. 외할아버지께서 ‘수강사(守彊祠)’는 우리 강토를 수호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하시면서 수강사에 왜 왔는지 알려주셨다. 해마다 4월 18일에는 수강사에서 안용복 장군의 제사를 올리고 있었으나 영정 없이 위패만 모셨다고 한다. 이런 와중에 외할아버지께서는 2020년에 안용복 장군 영정 제작을 의뢰받아 초상화를 그리셨고 그 안용복 장군 영정을 나에게 보여주시고 싶으셨던 것이었다. 외할아버지께서 직접 그리신 안용복 장군의 영정을 보자 가슴이 뭉클해지며 외할아버지가 너무 대단하시고 자랑스러웠다. 어떻게 그 시절 안용복 장군을 직접 보지도 않으셨는데 이렇게 위풍당당하고 위엄 있고 멋지게 초상화를 그리셨을까 궁금하기까지 하였다. 외할아버지께서는 안용복 장군 영정 제작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되어 매우 영광스럽고 감회가 깊은 시간이었다고 하셨다. 나는 외할아버지께서 그리신 안용복 장군 초상화를 계속 뚫어지게 보게 되었고 그러는 동안 안용복 장군의 기상이 내 마음 깊숙이 전해지는 것 같았다.
김영찬 시인의 <수강사> 시조 속에도 몇 년 전 수강사(守彊祠)에서 안용복 장군 영정을 봤을 때처럼 그 기상과 나라 사랑의 의지가 깊게 전해졌다. 1980년도부터 일본은 노골적으로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기 시작하여 지금까지 한일관계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스스로가 독도를 조선 땅임을 인정한 문서가 있는데 이 문서가 안용복 장군이 일본 막부로부터 독도 영유권을 당당히 주장하여 문서로 공인 받은 것이었다. 특히 김영찬 시인의 <수강사> 시조 3연 2절의 “나라 땅 온전해야 후손이 번창한다”라는 부분이 특히 와닿는다. 우리 조상들의 애국심으로 지금의 우리가 번창하고 있구나, 나도 우리 후손들을 위해 좀 더 애국심을 키워야 하지는 않을까 하면서 말이다. 김영찬 시인의 <수강사>를 읽으면 알 수 없는 비장함에 두 주먹을 쥐게 된다. 예전 수강사에서 안용복 장군의 영정을 처음 보았을 때의 감동을 다시 되새기며 김영찬 시인의 <수강사>를 천천히 읽어 보았다. 3연 3행의 “아이야 순국자 이어 우리 영토 지키자” 라는 문구처럼 순국자들의 얼을 기리며 나라 사랑의 의지를 굳건히 하고 싶다.
10월 25일은 ‘독도의 날’이라고 한다. 1900년 10월 25일에 고종황제가 칙령41호를 통해 독도를 울릉도의 관할 지역으로 포함시키면서 이 섬이 우리나라의 영토임을 대내외적으로 천명하였고 이 날을 기념하기 위하여 지정한 날이 ‘독도의 날’이라고 한다. 아직까지 일본과는 위안부 문제나 영토 문제 등 여러 사항으로 불편한 관계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나 또한 일본이 왜 그러는지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많지만 특별히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무엇을 해야 할지 깊게 생각해보지는 않았다. 안용복 장군의 나라 사랑의 열정과 그 애국심을 생각하니 나 자신이 너무 부끄럽기만 하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해 힘쓴 사람들을 기억하고 잊지 않는 것이 현대에 남겨진 우리 후손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가오는 10월 25일 독도의 날을 맞아 수강사를 다시 찾아가고 싶다. 수강사 안용복 동상 후편의 건립문에는 ‘일본이 아직까지 독도가 그들의 영토임을 주장하며 망언을 늘어놓는 현실에서 우리는 이 동상 앞에서 장군의 정신과 업적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고 후손들에게 길이 전해주고자 한다’라고 적혀 있다. 외할아버지께서 안용복 장군의 영정을 그리셨을 때도 김영찬 시인이 <수강사>라는 시조를 쓰셨을 때도 안용복 장군의 나라 사랑의 의지와 기개를 우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 아니었을까 한다. 안용복 장군이 외쳤던 것처럼 “독도는 우리 땅이다”라고 크게 소리쳐 본다.
3. 연락처 : 김예은 / 대학생 / 2003년생 / 010-3157-8532 / kye989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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