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대포해수욕장 매립백지화기념비 재건립 제막식 행사
2015년 8월 8일 오전11시경, 다대포해수욕장에서 <다대포해수욕장 매립백지화기념비 재건립>행사가 거행되었다.
이날 이태일 전 동아대학교 총장과 이경훈 사하구청장, 신현무 시의회 의원, 신현도 사하요식업협회장, 이성근 전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최수영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김만종 몰운대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 전형준 성원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을 비롯 다대포 대우아파트, 다대포 롯데캐슬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장 등 지역 유지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재건립비 제막식이 엄숙히 거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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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대포매립계획이 나온 것은 지난 1991년이었다. 당시 건설교통부는 항만개발과 확충을 위해 다대항 공유수면 매립기본계획을 수립(목재전용부두로 건설하고 배후지역에 목재관련단지를 조성) 했고, 이를 근거(89년'부산항광역기본계획')로 부산시가 다대포매립을 추진하자 다대포 주민들의 매립반대투쟁이 시작된 것이다. 이때의 주역들은 토박이라 할 수 있는 본동사람 중심이었다. 이들은 가두행진을 하고 진정서를 제출하며 부산시장과 면담하는 등의 활동을 전개하여 마침내 지난 1996년 1차 매립안이 철회되는 성과를 이뤘다.
그후 4년이 지난 2000년 제2차 공유수면 매립계획에 또 다시 다대포가 포함됐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불거져 나왔다. '제2차 전국무역항기본계획(2002~2011년)'을 통해 다대포항개발계획이 재추진된 것이다. 당시 해양부는 예비타당성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2001년부터 2011년까지 5천254억원을 투입, 일반부두 6선석과 철재부두 3선석 등 9개 선석규모의 다대포부두(방파제 1.2㎞,호안 593m,매립 36만3천평)를 개발할 계획이었다.
여기에 몰운대 끝에서 다대포소각장까지 20만 평의 해수욕장매립계획도 덧붙었다. 결국 다대포해수욕장을 포기하라는 것과 다름없었다. 그해 10월 부산환경운동연합과 주민들은 다대포매립반대 공동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결성했다. 그 구성은 1차 반대 때와는 다르게 다대포가 좋아 살러온 이주민 중심으로 인근 7개 아파트단지와 상가번영회가 중심이 되었고, 나중에는 범시민대책위로 격상되어 부산지역시민사회단체가 대거 참여하는 형식으로 발전했다.
대책위는 해상 및 육상시위, 토론회, 100만인 서명운동뿐만 아니라 릴레이마라톤, 인간띠잇기, 시장실 점거 농성, 서울 해수부 상경시위, 사이버운동 등 시민들에게 다대포 보존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동원했다. 그리고 드디어 부산시(시장 안상영)는 2002년 6월 3일 오후, 주민들이 반대하는 부산 다대포항 매립계획은 더이상 추진할 의사가 없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공문을 부산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와 '다대포 매립반대 공동대책위원회'에 공식 전달했다.
부산시는 공문에서 '해양수산부에서 부산항의 부족한 항만시설 확충을 위해 다대포항 개발을 추진함에 따라 항만개발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 이에 반대하는 주민들과 해양부 사이에서 중재노력을 해왔다'면서 '해양부에서 대다수 주민이 반대한다면 다대포항에 배치된 개발소요를 인근 타 항만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의견을 피력, 부산시에서도 주민들과 환경단체가 반대하는 항만개발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동안 잠잠했던 다대포에 변화의 바람이 감지되기 시작한 것은 2006년부터였다. 부산시와 사하구청은 다대포 일원을 낙동강하구와 연계하여 생태관광 연계지로 만들겠다는 발표를 한 바 있다. 그리고 모처에서 기본계획안을 만들었고 보고회를 가졌다. 자문회의를 통해 그들이 생각하는 바를 알 수 있었는데, 무늬만 이름만 생태였을 뿐 현장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그야 말로 '어울리지 않은' 내용이었고, 그 내용에 걸맞게 자문회의 참석자 대부분으로 부터 혹독한 비판을 들어야 했다.
그 뒤에는 ‘어떻게 하겠다’거나, ‘어떻게 하면 좋겠냐?’라는 의견수렴은 물론 그 어떤 조치도 들을 수 없었다. 그리고 다대포해수욕장에 ‘꿈의 낙조분수대’를 건설하면서 매립백지화 기념비가 보이지 않기에 황당한 마음에 구청 관계자에게 따지니 ‘잘 보관해두고 있다’란 것이었다. 이미 모래사장은 포크레인과 불도져가 들어와 상당 부분 작업이 진척이 되고 있는 상황임을 고려하여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개선을 요구할 수 밖에 없었다.
다대포 매립반대 공동대책위원회 결성선언문
천혜절경 다대포, 빛나는 문화유산의 고장, 살기좋은 다대포, 이 찬란하고도 그리운 이름이 졸지에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그동안 갖가지의 개발로 본디 모습을 잃기 시작한 다대포에 부산시와 해양수산부가 그나마 남아있는 숨통마저 끊고자 혈안이다. 계획대로라면 다대포해수욕장은 위락시설로 화손대 앞바다는 각종의 오염물질을 유발하는 원목 및 수산물가공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실로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미 다대포는 잘못된 도시계획으로 인해 너무도 많은 고통을 강요당하고 있다. 불법적 산림개발로 인해 산자락은 살점이 떨어져 나간듯 깍이어 나가고, 해안은 매립되어 숨통이 끊긴 채 시나브로 재벌들의 소유가 되었다. 그리고 그 자자리에 들어선 것들은 우리들의 보금자리, 삶터를 나날이 위협하고 있다. 그렇지 않는가.
예전에 이 바다는 평화였고, 풍요의 바다였다. 사시장철 고깃배들은 만선의 깃발로 포구를 살아있게 하였으며, 해수욕장. 갯벌은 넘쳐나는 생명의 아우성으로 더불어 즐거웠다.시방도 창문을 열면 싱그러운 갯바람 아침마다 눈부신 바다 건너 우리에게 전해져 오고 있지 않는가. 누구라도 마음껏 향유할 수 있었던 이 소중한 자원을 뉘라서 거부할 것인가.
그러나 오늘 우리는 이 모든 것들을 빼앗겨 버릴 절대절명의 위기에 처했다. 무엇이 중요한가.바다가 있기에 다대포가 있다. 다대포가 있기에 오늘 우리가 있다.누가 이 바다를 유린하고자 하는가. 누가 우리들의 미래에 먹구름을 드리우는가. 다대포는 다대포 다와야 한다. 그것은 온전하게 이 바다가 살아있을 때 가능한 일이다.
21세기의 번영은 연안자원의 현명한 이용 여부에 따라 가늠되어 진다. 다대포는 이미 주어진 자연환경만으로도 충분히 이 시대의 번영을 구가할 수 있다. 실제 하늘 아래 다대포와 같은 천하절경, 우수한 생태계, 뛰어난 생산력의 살기좋은 땅이 또 어디에 있단 말인가. 그럼에도 되먹지 못한 어줍잖은 개발논리로 우리의 삶터를 부수고자 하는 자. 그들은 누구인가.
이제 우리는 분연히 일어서고자 한다. 그리하여 끝끝내 승리하여 이 바다와 함께 하고자 한다.푸른물결 흰파도로 대오를 맞추어 매립계획이 백지화 되는 그날까지 몰아치고 몰아쳐 마침내 거대한 해일이 되어 우리의 뜻을 이루고자 한다. 그것은 앞으로 우리 사회의 주인이 될 아이들의 희망이요. 아직 태어나지 않은 미래 세대로부터의 메시지이기도 하다.무엇보다 오늘 당장 우리가 살아남기 위한 절박한 외침이요. 다짐이요. 몸짓이다.
오늘 우리는 우리들의 이 결의를 다대지역민과 매립계획에 맞서 싸우는 다른 지역의 주민조직, 그리고 부산지역 시민.사화단체들의 지지속에 대내외 천명하며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하나. 다대포 매립계획은 백지화되어야 한다.
하나. 어떠한 매립. 개발계획일지라도 지역민의 동의없이는 무효이다.
하나. 우리는 다대포의 매립계획이 백지화 되는 날까지 끝까지 싸운다.
하나. 우리는 공유수면매립계획의 허구를 사회화하고,성실한 연대로서 부산의 환경지킴이가 되고자 한다.
2000년 10월 7일
부산환경운동연합, 다대포 매립반대 공동대책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