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이란 때로는 시린 추억이다
슬픔을 가득 머금은 가을은
절뚝거리며 지친 내 품에 안겨왔다
잊었다 싶어 단추 하나 풀어놓은 체
깔깔거리던 내게
가을은 시린 추억을 꺼내 보이고
푸석푸석하게 먼지가 쌓인
잿빛 기억 너머로
주인 잃은 그리움 하나가 나부낀다
한 사람을 잊는다는 것~!
그것은 어쩌면 지금껏 살아오며 마주한
모든 이들을 기억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인지도 모르겠다
기억하려 애써도 기억나지 않는 이들보다
잊고자 그토록 애써온 너를 잊지 못할 때
그때야 알게 되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가슴에 묻어두면
평생을 지울 수 없다는 것을
시린 추억이 되어버린 기억
그것이 내게는 그리움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