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01 19:57

널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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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

 

밥그릇을 들고 길을 걷는다

목이 말라 손가락으로 강물 위에

사랑한다라고 쓰고 물을 마신다

 

갑자기 먹구름이 몰리고

몇날 며칠 장대비가 때린다

 

도도히 황톳물이 흐른다

제비꽃이 아파 고개를 숙인다

 

비가 그친 뒤

강둑을 내려다본다

 

젊은 송장 하나가 떠내려오다가

사랑한다

 

내 글씨에 걸려 떠내려가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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