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11 14:38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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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더러는 떠나는 것을

옷 갈아입는 거라

말하는 이도 있습니다.

 

새 옷으로 갈아입기 전 나는 훌훌

가진 것 다 비워내고

빈 몸이고 싶습니다.

 

어차피 아무것도

가지고 갈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헛된 이름인들

남겨서 무엇하겠습니까.

 

헌옷 벗어 개켜놓고 그렇게

목욕탕에 갔다오듯

가벼워지고 싶습니다

 

한 세상 입던

옷 벗어놓고 우린 모두

어딘가로 떠나야 합니다.

 

마당에는 불 켜지고

이모, 고모, 당숙, 조카,

 

이름도 잊어버린

한순간의 친구들

 

때묻은 인연들

모여 잔치를 벌입니다.

술잔이 돌고 덕담이 오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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