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14 23:00

우리 모르는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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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클리풍의 사랑노래

 

얼굴 붉은 사과 두 알 식탁에 앉혀두고

간장병과 기름병을 치우고

 

수돗물을 시원스레 틀어 놓고

마음보다 시원하게,

 

접시와 컵, 수저와 잔들을

물비누로 하나씩 정갈히 씻는 것,

 

겨울비 잠시 그친 틈을 타

바다쪽을 향해 창 조금 열어 놓고,

 

우리 모르는 새

언덕 새파래지고

 

우리 모르는 새

노란 유채꽃이 땅의 가슴

언저리 간질이기 시작했음을

알아내는 것

겁없이.

내 그대에게 해주려는 것은

꽃꽂이도

벽에 그림달기도 아니고

사랑얘기 같은 건

더더욱 아니고

그대 모르는 새에 해치우는

그냥 설거지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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