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비오는 날에
그래서 쉬어 갈 언덕을 만들어 달라고
남자에게 쉼표를 끊어 주었습니다
어느 비 오는 날에
여자는 마침표를 가슴에 찍고
남자는 물음표를 손에 쥐고 돌아옵니다
얼마 후 신비한 빛깔로 둘러싼
소나무 옆 바다 앞에 섰습니다
일을 손에 물고 사는 남자에게
가끔 바다에 나와 마음을 비우고
자연에 몸을 맡기라고 했습니다
해안도로 따라 코스모스에 일일이 인사 한
바다 옆 오솔길
파도가 창문을 여는 레스토랑 2층에 앉아
헤즐러향에 녹는 사랑의 기쁨을 마시면서
여자는 해초를 따서 건네는 데
남자는자꾸 소나무 같은 말을 합니다
어느 비 오는 날에
바다 옆 오솔길을 거닐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두 주후 팔분의 육 박자 음표를 단 비가
노래처럼 쏟아져 길을 나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