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의
안녕 그대여, 그대가
날 부르지 않았나요.
비가 오면 왠지 그대가
꼭 나를 불러줄 것 같아요.
그럴수록 난 당신이 그리웁고
처음부터 새로
시작하고 싶습니다.
그 축축한 냄새로 내 기억은
한 없이 흐려집니다.
비만 오면, 소나기라도
뿌리는 이런 밤이면
당신과 헤어진 날도
오늘처럼 비가 내렸으니
안녕, 그대여.
모든 것의 처음으로
되돌아가 다시 시작하려는
것이지요. 당신을
만난 그날 비가 내렸고,
난 지금 그대에게
이별을 고하려는 게 아닙니다.
비로소 그대를 떠나
나를 사랑할 수 있지요.
안녕 그대여,
이런 날 내 마음은 어느
후미진 찻집의 의자를 닮지요.
그대가 날 부르지 않았나요.
하루 종일 난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