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31 12:33

휴지로 닦아내려다

조회 수 5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yi6kLTE.jpg

 

무당벌레

 

무당 벌레는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른체

무슨 볼 일이 급한지

아직도 저쪽 끝으로

서둘러 기어가고 있다.

 

휴지로 닦아내려다 냄새를 맡는다.

갓 잘나낸 푸른 잎사귀의

풋풋한 향내가 진동하고

나는 은근히 그 향내를 즐긴다.

 

잠시 가만히 있던

그가 정신을 차렸는지

어디론가 기어가기 시작한다.

무당 벌레의 축축한 진액이

손 끝에 묻어 있다.

 

나도 당황하여 그의 뒤집혀진 몸을

엄지와 검지로 집으려 하지만,

여러 차례 미끄러진다.

마침내 나는 그의 몸을 집어

베란다 끝쪽에 집어 던진다

 

무당 벌레가 날아 들어왔다.

어찌 내 무릎에 불시

착륙을 했는지 모를이다.

그도 모를일이라는 듯, 뒤집어진 채

당황하며 날개를 퍼득거린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5 단지 약간의 용기와 휴미니 2018.12.26 30
184 순결하다 휴미니 2018.12.26 32
183 눈물 한 톨보다 휴미니 2018.12.27 40
182 감히 생각지도 못했어 휴미니 2018.12.27 39
181 너무 많이 부족하다 휴미니 2018.12.27 42
180 친구 여자 친구 휴미니 2018.12.27 50
179 친구를 만들어 두었는데 휴미니 2018.12.27 40
178 가능한 것이나 휴미니 2018.12.28 39
177 드라마를 보고 휴미니 2018.12.28 39
176 남아있지 않은 휴미니 2018.12.28 42
175 사나운 맹수같이 휴미니 2018.12.29 43
174 까치 한 마리 휴미니 2018.12.29 38
173 시인과 겨울 휴미니 2018.12.29 42
172 도화지 상단 끄트머리 휴미니 2018.12.31 31
171 다 닳아버렸구나 휴미니 2018.12.31 33
» 휴지로 닦아내려다 휴미니 2018.12.31 52
169 계절은 돌고 돌아 휴미니 2018.12.31 43
168 물살에 떠밀려 휴미니 2019.01.02 39
167 겨울아침의 풍경 휴미니 2019.01.02 39
166 겨울을 재촉하는 비 휴미니 2019.01.02 47
Board Pagination Prev 1 ...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 58 Next
/ 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