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발이 무럭무럭 자라
한 세상을
풍미하다 돌아 온 밥상 앞에
기대고 싶은 어머니의 미소는
보이지 않고
덩실덩실 조카들 눈망울이 푸른 빛을 띄우며 자리 가득 매웠네
하루하루 엮어 온 날들이
벼랑을 타고 내리는
산양처럼 분주하기만 했는데
따끈따근하게 피어나는
김발속에
이제는 덕담의 언저리에 놓여
한 나이를 보테는 아이들에게
한 잔의 희망을 잔질하며
뿌듯한 마음으로
노을빛 감도는 숟가락 적시며
문밖으로 빠져 나가는
김발을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