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29 21:04

생을 벗어버린

조회 수 1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qtj00uv.jpg

 

추억은 혼자

 

짓밟혀서도 다시

움을 밀어 올리는 풀잎

침묵의 들판 끝에서

추억은 혼자 분주하다

 

너무 가벼워서 가지조차

흔들리지 않는 집

그렇게 생각하니

내 생이 아려온다

 

생을 벗어버린 벌레들이

고치 속으로 들어간다

 

겨울 들판에 남아 있는

철새들의 영혼

오래 만지다 둔

낫지 않은 병,

추억은 어제로의

망명이다

 

한 번도 이름 불러보지

못한 사람의 이름

눈 속에 묻힌 씀바귀

 

내 등뒤로 사라진 어제,

나 몰래 피었다 진 들꽃

 

이제는 보이지 않는 것도

사랑해야 하리라

 

오랫동안 나는

보이는 것만 사랑했다

 

겹겹 기운 마음들을

어둠 속에 내려놓고

풀잎으로 얽은

초옥에 혼자 잠들면

발끝에 스미는

저녁의 체온이 따뜻하다

 

추억이 종잇장 찢는

소리를 내며 달려온다

 

놀이 만지다 두고

간 산과 나무들을

내가 대신 만지면

 

저녁이 되면 먼

들이 가까워진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25 내가 할 수 없는 한가지 휴미니 2018.08.09 15
624 인연 휴미니 2018.08.11 15
623 꿈에 대하여 휴미니 2018.08.11 15
622 이별의 문턱에는 휴미니 2018.08.12 15
621 하늘하늘 날다 휴미니 2018.08.17 15
620 가슴속 어디에선가 휴미니 2018.08.21 15
619 하늘 캔버스에 휴미니 2018.08.23 15
618 그대 눈물이 미처 휴미니 2018.09.02 15
617 꽃대에서 새순이 휴미니 2018.09.03 15
616 한때의 소나기는 휴미니 2018.09.07 15
615 길위에서 중얼 거리다 휴미니 2018.09.07 15
614 그토록 나 자신을 휴미니 2018.09.08 15
613 사랑하는 이여 휴미니 2018.09.18 15
612 세상의 들꽃 휴미니 2018.09.19 15
» 생을 벗어버린 휴미니 2018.09.29 15
610 눈물 흘리는 건 휴미니 2018.10.05 15
609 단풍을 보고 휴미니 2018.10.20 15
608 소리를 내지 않는 휴미니 2018.10.23 15
607 바다를 다 누리듯이 휴미니 2018.10.29 15
606 꽃가지를 흔들자 휴미니 2018.11.09 15
Board Pagination Prev 1 ...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58 Next
/ 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