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의 반성
폐속까지 비웠거든
슬며시 눈을 떠 보라
눈을 감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말 해보라 바람이 너의
등을 토닥이고 있다
나무도 일 년여의 찌든
삶을 토해내고 있다
이제껏 질질 끌고
다니던 녹슨 찌꺼기를
삶에서 숲에게 토해 내 보라
먼 듯했던 선을 넘어
오는 낯선 경험을
여인의 초경처럼
설렘과 두려움으로
맞이하게 될 것이다
가는 길은 더디고
힘들지만 가서
한 몸 되면 닫혀 있는
마음이 열리고
숲은 열려 있다
숲으로 가보라
가을엔 낙엽 지는
숲에서 홀로 두 눈감고
누워보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