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바다
숲속을 헤집고 얼마나 올랐을까
비 내리는 성불 암 넓은
숲속은 초록색 바다였다
빗 속에 빠져 흥건해 옷이
짝 달라 붙은 야생화 꽃 길을 지나
약수터 목을 추기고 물에 빠진
소망 탑에 올라서니 알알이 쌓여진
소망들이 탑을 이루고 솟았는데
광활한 숲 속은 온 몸을 더위로 녹여
뜨거운 열기는 희뿌연 안개 김으로
옥수수를 쪄 내는 가마솥이다
빗 속의 매미 저리 슬피 우는데
산까치 온 몸 촉촉하게 적신 채 기쁜
소식 알려 주려 다가와 풀어 놓는다
비 안개로 어두컴컴한
숲 터널을 지날 때 나무비가
후드득 한 자락 빗금을 치고
깨 꽃도 물을 매달아 눈을
못 뜨는데 호박꽃 머리에 인
꿀이 물에 다 녹아 내려 달콤하다
도심의 큰길을 뒤로 하고 들어 선 오솔길은
시골길이 열어져 자박거리는 발걸음
며칠동안 내린 비로 질퍽한데 물을
머금은 옥수수 배는 통통하게 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