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달루시아 고원을 넘어
지식으로 바뀐 격정의 숲에는
지금도 안달루시아 고원을
넘어가는 한 마리 낙타가 있다
너와 나의 신체를 이어주는
보이지 않는 다리
저기 한 낮의 초원 가로질러
오는 라벨의 볼레로
관능의 불꽃은 어느새
규칙적인 음으로 행군한다
바오밥 나무 등 굽은 그림자
너머 목신의 피리소리 들려온다
성애의 풀밭에서 놀던
젊은 사자들의 하품소리
오후의 대기 중에 흩어질 무렵
지금은 사라져버린 그러나
전날의 덤불 속에서 아직도
희미하게 타오르는 불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