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10 02:55

저문 봄날에

조회 수 84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h3DYLMP.jpg

 

저문 봄날에

 

높이보다 얼마나 잘 엉키느냐가 중요한 삶에서

가시덤불처럼 엉키고 잘 익은 알 하나로 남는 일

삶의 덩굴에서 벗어나는 길임을

구들목에서 호박씨가 마르는 겨울 내내

만지작 만지작 우리의 생각도 말릴 일이다.

 

어쩌다 우리의 꿈밭을 엿보는 이에겐

푸른 얼굴 내밀어 웃어도 보지만

이파리 무성한 속에 몇 덩이 꿈을 둥글리는 일

가을까지 실하게 영그는 일 잊지 않는다

 

봄에서 여름까지 가을까지 뻗어보는

밤낮으로 덩쿨 덩쿨 엉켜보는

엉키고 설키는 것이 삶이라 믿으며

양손에 애호박 몇 개 저울의 추처럼 달고

비틀거리지 않는 꿈을 얽어보는 거야

 

저문 봄날 울밑에 호박씨 하나 심는다

호박꽃도 꽃이냐고 사람들이 웃는 꽃

반짝 반짝 담 높이 얹어 두고 넝쿨이 가는 길

담 따라 햇살 따라 우리도 가보는 거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25 꽃이 피면 휴미니 2018.09.11 930
824 벌써 잊으셨나요 휴미니 2018.09.11 905
823 즐거움과 기쁨의 휴미니 2018.09.10 866
822 꽃들은 얼마나 휴미니 2018.09.10 865
821 당신을 사랑하기에 휴미니 2018.09.10 885
820 무지개를 사랑한 걸 휴미니 2018.09.10 868
» 저문 봄날에 휴미니 2018.09.10 846
818 까막 눈알 갈아끼우 휴미니 2018.09.09 866
817 내가 내 마음 들여다보는 휴미니 2018.09.09 909
816 사라지는 꽃도 있다 휴미니 2018.09.09 955
815 파도가 창문을 여는 휴미니 2018.09.09 901
814 너는 왜 꽃이 되지 못 하는가 휴미니 2018.09.09 968
813 그 모든 슬픔을 휴미니 2018.09.08 962
812 들여다볼수록 깊어지는 휴미니 2018.09.08 964
811 멀지 않은 이 곳에 휴미니 2018.09.08 971
810 그토록 나 자신을 휴미니 2018.09.08 854
809 눈을 뜨고 생각해 봐도 휴미니 2018.09.08 902
808 이 세상의 어느 한 계절 휴미니 2018.09.07 894
807 보이는 곳에 서 있고 휴미니 2018.09.07 864
806 고개를 넘으라 하셔서 휴미니 2018.09.07 942
Board Pagination Prev 1 ...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 58 Next
/ 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