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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예로부터 한 가지 직업이나 한 가지 기술에 전념하여 마침내 그 일에 정통하게 된 사람을 일컬어 ‘장이’라 했는데, 그 장이란 곧 ‘장인(匠人)’을 말한다. 그러나 어떤 한 분야에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나 재주가 있다 하여 다 장인이라 불리는 것은 아니다. 장인이고 아니고의 판단은 ‘장인정신(匠人精神)’이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 있다. 즉 장인의 경지에 이른 사람을 단순한 ‘기술자’ 나 ‘꾼’과는 확연히 구분한 것이다.

  장인정신이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확고한 소명의식을 갖고 자신의 마음을 온전히 그 일에 담아내는 것이다. 온 마음을, 그리고 온갖 정성을 한데 모은 손으로 세상이 필요로 하는 물건을 만들고 다듬고 거기에 혼을 불어넣는 의식이 바로 장인정신인 것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혼신의 힘을 쏟아 그 일에 전력하는 것, 그리하여 마침내 자신의 혼이 그 일에 미치고, 그  일이 자신의 혼에 미치는 것, 무아지경의 경지에 이르렀을 때 비로소 장인정신을 논할 수 있는 것이요, 장인의 경지에 이르렀다 할 것이다. 

  혼신의 힘을 그 일에 집중하다 보면 마침내 마음과 손이 하나가 되어 의도한 대로 저절로 이루어지는 경지를 장인의 경지라 하고, 그런 솜씨를 장인의 솜씨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장인이 만드는 것은 단지 손 끝의 재주나 기교가 아니다. 혼이, 마음이 담겨 있지 않으면 그것은 장인의 일이 아닌 까닭이다. 

  우리는 그 자신이 하는 일이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 할지라도 수십 년, 아니 전 생애를 걸고 오로지 그 일 한 가지에만 전념해 왔다면, 장인의 경지를 넘어 입신의 경지에 이르렀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리는 그런 자들을 가리켜 ‘명장(名匠)’이라 일컬으며, 그에 대해 최고의 예를 갖춰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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