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은 물질만능시대에 살고 있다지요. 굶주림과 궁핍을 잘 모릅니다. 지난 97년 ‘아이엠에프(IMF)’가 한반도를 강타하였다 해도 여전히 먹고 살만한 세상입니다.
한때는 외제 학용품과 메이커 신발이 학생들 사이에 선호의 대상이었지요. 부모는 비록 여유가 없어 문화생활마저 외면하고 뼈 빠지게 일을 해도 그 자식들은 투정부리기 예사지요.
요즘 초등학생만 되면 휴대폰을 하나씩 지니고 다닙니다. 그리고 그 휴대폰마저 3개월이나 6개월이면 새로 나온 신제품으로 바꿔야 하는 것이 요즘 학생들의 풍속이랍니다.
고등학교 갓 나온 아이들도 돈 십만 원, 백만 원을 우습게 압니다. 그만큼 널려있는 것이 그 애들의 아르바이트 자리지요.
주유소, 24시 할인점, 카페 등등…….
원하는 만큼만 돈을 벌기위해 일하는데 시간을 할애합니다. 그리고 원하는 액수가 채워지면 번화가 유흥업소들이 밀집한 곳으로 모여 듭니다. 미래를 위해 뭔가를 배워두고 저축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없습니다. 오로지 말초적 쾌락만을 추구할 따름이지요.
그러나 우리 젊었을 때인 1970년대 초 상황은 지금과는 판이하게 달랐지요. 일자리가 없었으니까요. 대학생들 일자리라 해봐야 가정교사나 과외지도가 고작이었지요. 그렇잖음 싼 임금으로 노동력을 착취하는 영세한 공장들밖엔 더 있었겠습니까. 손가락은 물론, 손목마저 기계에 절단되어 병신이 되어도 위자료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쫓겨나야 했던 공장들만 들어서기 바빴던 시절이었지요.
회색시대. 1970년대는 회색시대였지요. 정치상황도 경제상황도 온통 회색빛 일색이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