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바람에 백일홍 떠나고 나면
곁들인 하늘 정원
다홍색조 띤 꽃잎 겹 사이
갈 바람 스며들어
자리 내어 달라 시기에
내 놓으렵니다
한낮의 폭염 멀미하듯
오감의 촉매 경직시키고
몇 날 며칠 쏟아붓던 소낙비 밤낮으로
살 부러지듯 갈기 한 8월의 여름
끝 자락에 매미도 울고
키 큰 풀 새들 대롱에 이슬 담아
치마 한 폭 접어 갈무리한 백일홍
애틋한 연민의 정 가슴에 묻고
떨칠 수 없었던 마음 애써야 했습니다
들국화 맞이하고
코스모스 손짓하는
갈 잎 소리 마중 고샅 하여
선홍빛 햇살 비며 길을 내
유종의 미 걸음 했습니다
떠나는 마음 아쉽지만
따라야 하는 순리
역행할 수 없는 관습으로
단아하고 정숙한 향기
나지막이 내려놓고
파란 마음 초연하게 감아 엮어
조용히 내어준 자리 다음 후세대
멋진 세상 펼쳐주기 약속하며
미소 지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