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bDbTCGh.jpg

 

슬픔에게 안부를 묻다

너였구나

나무 뒤에 숨어 있던 것이

 

인기척에 부스럭거려서 여우처럼 나를 놀라게 하는 것이

슬픔, 너였구나

나는 이 길을 조용히 지나가려 했었다

 

날이 저물기 전에

서둘러 이 겨울숲을 떠나려고 했었다

 

그런데 그만 너를 깨우고 말았구나

내가 탄 말도 놀라서 사방을 두리번거린다

 

숲 사이 작은 강물도 울음을 죽이고

잎들은 낮은 곳으로 모인다

 

여기 많은 것들이 변했지만 또

하나도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

 

한때 이곳에 울려퍼지던 메아리의 주인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나무들 사이를 오가는 흰새의 날개들 같던

그 눈부심은

박수치며 날아오르던 그 세월들은

너였구나

 

이 길 처음부터 나를 따라오던 것이

서리 묻은 나뭇가지를 흔들어 까마귀처럼 놀라게 하는 것이

너였구나

나는 그냥 지나가려 했었다

 

서둘러 말을 이 겨울숲과 작별하려 했었다

그런데 그만 너에게 들키고 말았구나

슬픔, 너였구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85 속속들이 채워 휴미니 2018.07.31 9
584 그대와 함께 미소짓는 휴미니 2018.07.31 11
583 마음 휴미니 2018.07.31 12
582 만났던 날보다 더 사랑했고 휴미니 2018.07.30 12
581 작은 미소 휴미니 2018.07.30 19
580 자꾸만 한쪽 가슴이 휴미니 2018.07.30 10
» 슬픔에게 안부를 묻다 휴미니 2018.07.30 9
578 그대는 이 말에 휴미니 2018.07.30 11
577 머나멀리 침물의 휴미니 2018.07.29 8
576 은은한 침묵의 사랑으로 휴미니 2018.07.29 9
575 다 알고 있으면서도 휴미니 2018.07.29 6
574 너무나 사랑하는데 휴미니 2018.07.29 8
573 사랑한다는 말을 휴미니 2018.07.28 13
572 젖은 갈대숲에 휴미니 2018.07.28 16
571 가까이 있는 사람 사랑하기 휴미니 2018.07.27 17
570 가랑잎처럼 휴미니 2018.07.27 18
569 시냇물 잦아들듯 휴미니 2018.07.27 9
568 삶에 지친 그대에게 휴미니 2018.07.27 7
567 안개 속에서 휴미니 2018.07.26 9
566 살아가며 스쳐가 휴미니 2018.07.26 9
Board Pagination Prev 1 ...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 58 Next
/ 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