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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그리고 아슴한 기억

 

나, 이미 늙었기에

나의 힘없는 손은 마구 떨리기만 하고

이젠 아무 것도 지닌 것 없어,

 

얼마동안의 시간인생이 지속하는

눈에 익은 땅조차

 

내가 힘들여 쌓은 피로나 고통따위엔

도무지 관심이 없고

 

그래서, 내가 최후의

바보처럼 울어야 한다면.

 

한때 나를 감싸안았던 소박한 정열로

조용히 달려가는 저 강의 물결 위에

 

아슴한 기억의 반사를

모질게 남아있는

나의 시로 쓰렵니다.

 

한번쯤 요행히 내 꿈 속에서

당신을 만난 그때부터

 

내 가슴에 당신을 숙명으로

지니었노라 노래 하면서,

 

연약하고 희미한 나의 아침과 함께

나의 마지막 남은 눈물을 흘리려 합니다.

 

하지만, 당신은 더 이상 나를 기억 못하고

주위의 아무도 나를 기억 못하고,

 

이제 나는 나 자신으로 부터도

떠나가는 사람이 되려합니다.

 

저기 먼 하늘에

오직 새들만 잿빛 흐린 하늘을

말없이 가로질러 날아갔을 뿐인데 말입니다.

 

내 몸 속에 흐트러지는 갈증어린 새벽마다

알 수 없는 분노로 여위어

가는 아침의 어깨를 딛고,

 

언제나 위대한 영혼을 품고있는

성스러운 하늘 앞에서

 

머뭇거리는 희미한 영상으로

나마 내가 당신에게

기억될 수 있다면.

 

이미 흘러버린 세월을 남겨두고

나의 어릴 때처럼 당신의

 

무릎 위에 누워있는 꿈을 마치

거인들의 동화세계에서나

노래 부르듯 펼쳐 보이련만.

 

아, 나는 이제 속절없이

늙었나 봅니다

내 나이도 모른 채.

 

그리운 사람의 나이도

오래전에 잊고

 

단지 풀밭에 노는 철없는

아이들 노래 부르듯,

 

무엇을 기다리는지도 모르면서,

무엇을 잃었는지도 모르면서,

 

단지 본능적으로 이런 하소연이

비참히 업신여김을 당하지

않기만을 바라면서,

 

당신의 보다 꿋꿋해진

품 안에서 투정 부리듯

 

나의 마지막 남은

눈물을 흘리려 합니다.

 

당신이 나그네의

탄식같은 소리를

 

제일 싫어한다는 것을

알면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