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기다림에게
먼 거리에서 머뭇거리는
사유의 등불은 아직 자신이 없다고,
마냥 기다려 달라고 목청만 높이고 있다.
그대,
오래도록 기다리고 있었음도 알고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내 안에 숨 쉬는 혼돈의 계절은
아직도 어둡게 얼어붙어
그대를 비출 등심에
불꽃도 되지 못하고 마냥 흔들리기만 한다.
오늘도
기름기 없는 심지를 올렸다 내렸다 하는
내 무능한 밤은 불안으로 깊어가고
그대는 점점 어둠에 쌓여가고
내 늑장의 세월로
삼백 예순 다섯 날 두 손 모으고
발만 동동 구르던 그대는
어느덧 주름만 깊어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