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살구꽃처럼 내려
한여름
살구나무 길게 그림자 펴고 누우면
멍석 위에 도란도란 옛날이야기
깔깔거리는 호들갑으로
동네가 떠들썩
살구가 익어가는 계절이면
입안에 고인 군침 성화에 못 이겨
살구 따다 들켜
논 두렁 밭 두렁 헤집고
줄행랑 치다가
넘어진 기억이 떠올라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여름 밤
모깃불 지피고
삶은 옥수수 뜯어먹던
살구나무 아래의 추억이
빛 바랜 세월 속
아련하게 가슴에 남아 있다
오늘 같은 달 밝은 밤이면
추억이 살구꽃처럼 내려
고향이 그리워 진다
살구꽃이 눈처럼 내리는 봄이면
손 바닥에 받으려 폴짝거리며
좋아라 함박 웃음짓던 어린시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