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 숲 그리워 달려가던 날,
험한 벼랑 끝 돌쩌귀에
뿌리박고 선 저 소나무,
서로 흉벽을 부딪칠 듯
높이 외쳐 부르는 파도에,
비틀어진 붉은 가지로
오늘, 하늘의 곡척을 물으니
여름밤 흐르는 은하수 별들,
모두 제 궤도를 지키는 운행 ,
빛나는 윙크를 던지더라
저기 밀려오던 해일조차
앞발 치켜들고 그 자리 멈춰선
큰 곰별자리 되어있으려나
맑게 씻긴 별들 눈동자마다
이슬보다 깊은 깨우침에
땅끝 마을 낮은 지붕 마다
이로움이 모래보다 많더라
눈물의, 시간의 강가에서
기운 그물 거푸 던지던 늙은 어부,
찢긴 그물 속 붉은 협곡 건너온
독수리 눈빛도 있더라
자작나무 숲 출렁거리는 파도가
미친듯이 그리워서 달려가던 날,
그 곳에 너의 발자국이 있었으니
그로써 다행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