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이기 때문에
불편하다고 떼어버릴 수 없듯이
맹랑하게 무거워도
어쩔 수가 없었죠
무거워서 그놈까지
짜부러질 꼬락서니가
혼자라서 더 참담했었죠
하긴 그놈 때문에
슬픔보다 기쁨이 많기도 했죠
기쁨은 잠깐이고
고통은 지루했었죠
그러다가 면역이 되면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무엇이 되겠죠
그래도 그것이 있어
좋은가 보죠.
어렸을 적에는
중간에 달린 그 놈 때문에
불편하기도 했었죠
그러나 그놈 때문에
영문도 모르고
귀여움도 많이 받았죠
영문을 알고부턴
되게 우쭐댔었죠
우쭐대다 그놈이 그토록
무거운 짐인 것을 알았을 땐
벌써 반을 살아버렸죠
그놈의 무게는 별거 아닌데
지워진 무게는 너무 무거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