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말라고
한마디 ˝안녕˝이란
당신의 작별인사에
부풀었던 가슴이 내려앉지만
바람으로 오셨으니
바람처럼 떠나는 일은
당연한 일이기에
가지 말라고 붙잡지 못했습니다.
잠시 스쳐 가는 인연이 아닌
하늘만이 허락한
운명의 만남이라면
애원하며 붙잡고 싶지만
붙잡는다고 아니 갈 당신이라면
내게 슬픈 이별은 고하지 않았겠지요.
밤새도록 소리 없이
내리는 이슬처럼
내 가슴에 설렘을 안겨 주시고
지붕위로 지나가는 바람처럼
흔적 없이 떠나시는 당신을
물끄러미 바라봐야 했습니다.
길섶에서 불어오는
풀잎바람처럼 왔다가
희뿌연 연기처럼 떠나는 당신을
가지 말라고 말 한마디 못했습니다.
짙은 어둠을 안고
밤마다 내려오는 별처럼
당신을 그리워했던 날들
연약한 가슴을
사랑이라 여기며
행복했던 시간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