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씨
피는 꽃보다 지는 잎이
더 아름다워야 하거늘
살아 있음에 사랑한다 하거늘
사랑하기에 살아 있다 하거늘
꽃씨하나 물고
바람 끝에 서서
사랑하는 일
늘 쇠잔한 사랑의 뒤안길에서
밤새 흘리던 눈물보다
그리도 아름다운 꽃잎 피울
꽃씨하나 물고
고운 꽃잎보다 더 고운
사랑하는 일
사랑이 어찌 아프지 않겠소만
볼 수 없어 멀리 있다 하여도
사랑하기에 잊을 수 없기로
풀 한 포기 살 수 없는
황량한 가슴이라 해도
눈물 한 웅큼 꽃씨 위에 뿌려
그리도 아름다운
꽃잎 피우는 일
풀 한 포기 살 수 없는
황량한 가슴이라 해도
꽃씨하나 물고
사랑하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