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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출발은 나이와 상관없이 언제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더욱이 수 십 년 동안 교직에 종사했던 작가가 은퇴한 후 제2 인생을 펼치려는 경우 더욱 감회가 새로울 것이다. 하지만 은퇴자를 위한 취업환경은 결코 호의적이지 않다.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일반적으로 건강 상태도 향상됐음에도, 나이에 따른 은밀한 차별이 존재하여 현실적으로 취업 기회가 제한되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여유를 즐기는 여생을 원하면 그리 사는 것도 좋겠지만, 일 할 의욕과 건강이 뒷받침된다면 사회적 활동을 지속하는 것이 개인적, 사회적으로 바람직하다. 더군다나 우리나라는 초고령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령자가 급속하게 증가하는 추세이므로, 사회 침체를 예방하기 위해 이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시대적 과제이기도 하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그가 이전과 전혀 다른 직종의 재취업에 성공한 경험담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선 인간에게 과연 일이란 무엇인가?’라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일과 삶, 사회와의 관계를 살펴보게 한다. 둘째로 나이가 들어 일하려면 그 마음가짐과 노력은 어떠해야 하는지 또 우리 사회 반응과 변화의 필요성을 깊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나 역시 은퇴자로서 제대로 살아가는지 다시금 성찰토록 했다. 이 생활수필은 현장에서의 생생한 체험이라서 흥미로웠고 그와 동세대이므로 내용이 공감되었다. 특히 취업 준비과정에서 여러 곳에 이력서를 제출하고 계속 탈락하면서 실망감도 퍽 컸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과거 의식을 버리고 현실을 직시하여 경비직을 선택한 용기는 칭찬할만하다. 아울러 취업에 필수인 경비교육을 힘들게 받고 면접 보러 가는 날, 부지불식간에 평상복 차림으로 나서려는 자신을 돌아보고 다시 양복을 갈아입고 가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이 열렬한 노력과 마음 씀으로 바라던 일을 하게 됨은 열정의 승리이자 꿈의 성취이므로,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비록 작은 꿈이나, 절대로 쉽지 않은 선택과 현명한 도전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글을 읽으며 감명 깊게 느낀 점은 두 가지다. 먼저 현재의 선택한 일을 통해서 그동안 학교와 함께 했던 과거와 새로운 미래를 삼위일체로 통합한 삶의 모습이 멋졌다. 통상 젊은 시절 직장을 구해 일을 했던 까닭은 생계수단으로서 경제적 안정을 얻고 사회적 성공이 주목적이었다. 그러나 노년에 이르면, 이 단계를 넘어 자기완성에 힘써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막상 은퇴해서 시니어 혹은 실버가 되면 대개 자기 정체성과 더불어 사회적 인식도 매우 달라짐을 직면하고 당황하게 마련이다. 바로 이때 열린 마음으로 자신을 긍정적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태도가 성숙한 삶의 비결임을 깨닫게 했다. 두 번째로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격언을 그의 의지와 행동을 통해서 실감했다. 마치 비가 오기까지 기우제를 지내는 절실한 심정이 가슴에 와닿았다.

인간을 지칭하는 말 중에서 호모 라보란스는 일하는 인간 또는 노동하는 인간을 가리킨다. 이는 우리 내면에 일하고픈 욕구가 잠재하고, 일이 인간의 조건이라는 걸 함의한다. 그래선지 성공한 사람은 일을 자기 삶의 목적이자 보람으로 삼고 몰두했다. 이런 측면에선 사회적으로 은퇴자 존재 가치와 선용에 대한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고 이들이 알맞은 일을 할 수 있도록 환경 조성하는 게 맞을성싶다. 그러기 위해선 일을 새롭게 정의하는 한편 시대 변화에 어울리는 일과 삶의 하모니를 위한 적극적 탐구가 전제되어야 한다. 아마 작가가 글을 쓴 뜻도 이처럼 의미 있는 일 찾기로서 좋은 삶을 살자는 것이리라. 그 본보기로 스스로 삶의 기준을 리셋하여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는 길을 선택했다. 이 점에서 보면, 그와 내가 상통하는 편이다! 삶의 주인공으로 행복하게 살고 싶다면 그를 닮아 현실에 근거하되 남을 의식치 않는 자기 관점에 의한 주체적인 활동하기를 배워야 한다. 다만 잊지 말 것은 늘 초심으로 돌아가 쓸데없는 집착을 버리는 거다.

사실 나는 은퇴하고서 진짜 좋아하며 하고 싶은 일에 열중하고자 하였다. 그래서 재취업보다 환경보호와 같은 사회적 활동에 주목하는 한편 나답게 사는 삶의 중요성을 느껴서 이전부터 관심을 가진 그림 그리기, 독서와 글쓰기를 우선하기로 마음먹었다. 왜냐하면 나를 표현하고 생각을 정리하며 확장하는 게 내 삶에서 진정 필요하고 소중했기 때문이다. 반면 작가는 새 일자리를 구하는 이유가 직장이 없으니 소속감이 결여되고 일상이 지루해져서라고 밝힌다. 이왕이면 일과 취미생활이 병행할 만한 일터를 찾았다. 이는 대다수의 은퇴자가 느끼고 고민하는 문제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에만 사로잡혀서 구직하면 새로운 삶이 창조될 수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후반기 인생에선 뜻대로 일할 수 있는 시간이 의외로 짧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창조적인 관점에서 일의 근본 목적과 가치를 되살펴 보는 게 필연적이다.

이제, 사회적 환경이 급변하면서 일은 단순한 소속감과 소득창출의 수단을 넘어 내가 행복을 느끼고 살아있음을 만끽해 하는 매체로 전환 중이다. 즉 일자리 의미가 달라지고 자기완성의 방편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 것이다. 그래서 노년 세대가 그동안 겪은 경험과 지혜를 되살리는 방안을 모색하여 개인은 물론 사회도 유익하고 다채로워지기를 기대한다. 끝으로 일은 자기 존재의 이유가 드러나는 생산 활동이라고 내 나름 규정한다. 단순히 직업이 아닌, 매일매일 자기 탐구를 하여 자아실현과 동시에 세상을 이롭게 하는 게 일의 본뜻이라는 것이다. 물론 일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기에, 자기 삶에서 일이 차지하는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다른 것들과 조화를 통해 근사하고 참된 삶을 이뤄야겠지만. 작가도 이런 철학과 의도를 갖고서 일자리를 구했을 것이다. 아무쪼록 자기를 재발견한 행복이 지속되길 바라며, 새로운 시작에 거듭 축하한다. 또 시니어들 모두가 꿈과 희망을 품고서 자기다운 일을 하는 인생의 CEO가 되어 자존감을 되찾고 풍성하며 좋은 삶 살기를 소망한다.

 

 

이름 : 이진목

직업 : 은퇴자

생년월일 : 53.05.25.

전화번호 : 010-4216-7596

이메일 : yijinmo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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